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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노란봉투법, 국회 24일 본회의 통과

중대재해처벌법·노란봉투법 시행, 미 관세 인상까지…제조업 공장 이전 ‘가속페달’

최근 국내 제조업계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과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기업의 인건비와 안전관리 부담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미국의 對중국·아시아 수입품 관세 인상 정책이 겹치면서 국내외 생산기지의 재편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해외 공장 이전을 서두르는 기업이 늘고 있어 산업 구조 변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올해 1월부터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되면서 기업의 법적 책임이 크게 강화됐다. 산업 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경영책임자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어, 기업들은 안전 인력 확충과 설비 투자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법 시행 이후 안전 관리 전담 인력을 두 배 이상 늘렸고, 관련 설비 투자비만 수백억 원에 달한다”며 “해외 공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규제 리스크가 국내 투자 매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노사관계 비용도 상승했다. 해당 법은 쟁의행위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노조원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기업들은 파업 발생 시 대응 여지가 줄었다는 입장이다. 경영계는 “노사 분규 리스크가 높아질 경우 생산 차질을 감수해야 하므로 장기적으로 해외 생산 비중 확대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동시에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제품을 비롯해 아시아 주요 제조업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인상하면서, 한국 기업에도 직접적인 파장이 미치고 있다. 

가전, 배터리, 철강, 화학 등 주요 산업에서 한국 기업들은 중국·동남아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를 유지해왔지만, 관세 장벽으로 인해 현지 생산기지 이전이나 멕시코·중남미 우회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실제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관세 부담이 확대되면서 멕시코 몬테레이에 신규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며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지역으로의 생산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섬유기업 등도 베트남·인도 중심의 생산 전략에서 북미 현지화를 강화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법·제도 변화와 국제 통상환경 악화가 맞물리면서 ‘리쇼어링(국내 복귀)’보다 ‘니어쇼어링(주요 시장 인근으로 이전)’이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국내 기업의 해외 공장 신설·확대 비중은 20%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멕시코와 인도 진출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국내 산업 공백에 대한 우려도 크다. 공장이 빠져나가면 일자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식의 해외 이전은 국내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투자 인센티브와 고용 안정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 역시 고민이 깊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안전·노동 관련 제도는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시행되는 만큼 기업의 부담을 완화할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동시에 관세 충격에 대응해 미국·멕시코 등과의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대재해처벌법과 노란봉투법, 그리고 글로벌 관세 환경 변화는 단순히 규제와 비용 문제를 넘어 한국 제조업의 미래 전략을 다시 짜도록 압박하고 있다. 기업이 법적 리스크와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전·노동 정책의 유연한 개선과 해외시장 대응 전략이 동시에 요구되는 시점이다.